김태완 기자
“청도소싸움 경기장에서 두 마리 소가 맞붙고 있다.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전통문화 사업의 운영 실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청도소싸움은 더 이상 ‘전통문화’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지금의 청도소싸움은 행정 실패와 동물학대가 결합된 공공사업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수년째 반복되는 동물권 침해 논란, 누적 적자 구조, 허술한 안전관리와 불투명한 운영 실태에도 불구하고 책임지는 이는 없다. 이쯤 되면 감사원 감사와 도의회 차원의 전면적 조사 요구는 과한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행정 상식이다.
경기장 안에서 벌어지는 소싸움은 이미 국내외 동물복지 기준과 거리가 멀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명백한 스트레스 유발과 신체 손상을 전제로 한 경기”라며 “문화라는 이름으로 학대를 합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감정적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이미 동물을 오락·도박·관광 수단으로 소비하는 행위에 강한 제동을 걸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의 태도다.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누적 적자, 반복되는 안전사고 우려, 기본적인 관리 절차 미이행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났지만 구조 개선이나 책임자 문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관행’과 ‘지역 전통’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로 방치돼 왔다.
동물권 단체들은 “청도소싸움은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니라 공공 예산으로 유지되는 구조적 확대 시스템”이라며 “행정이 이를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한다. 특히 경기 공정성 논란과 관리 부실 의혹까지 더해지며, 이 사업이 과연 공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의회와 관계 행정기관의 침묵도 문제다.
실태조사 요구와 제도 개선 목소리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책임 있는 점검과 정책 판단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환경과 동물권이라는 시대적 가치 앞에서 눈을 감는 행정은 결국 더 큰 사회적 비용과 갈등으로 되돌아올 뿐이다.
이제 선택은 분명하다.
전면 폐지냐, 최소한의 동물복지 기준조차 갖추지 못한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증이냐.
청도소싸움은 더 이상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감사원과 도의회가 나서지 않는다면, ‘방치된 공공확대’라는 오명은 행정 전체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